야구
[IS 피플] KIA 이민우, 다시 확인한 선발 잠재력…"부족한 점 보완하겠다"
선발 투수로 새출발을 앞둔 KIA 이민우(27)가 개막 전 실전 테스트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다. 믿을 만한 새 오른손 선발의 탄생을 기대케 하는 호투다. 이민우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5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수는 92개. 6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잡고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세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뜻을 이루지 못한 게 옥에 티로 남았다. 올 시즌은 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이민우에게 절호의 기회다. 경성대 1학년 때까지 포수로 뛰던 그는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하면서 마침내 적성을 찾았다. 3학년 때부터 대학 야구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고, 고향팀(순천 효천고 졸업) KIA의 눈에 들어 2015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다만 짧은 기간에 투수 포지션에 적응하느라 너무 많은 공을 던졌고, 그 이유로 팔꿈치에 탈이 나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민우는 재활과 함께 군복무까지 해결한 뒤 2017년 마침내 1군에 데뷔했다. 첫 해는 4경기에서 12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민우가 마운드에 서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났다. 2018년에는 30경기에서 37⅔이닝을 던졌고, 지난 시즌에는 32경기에서 롱릴리프로 활약하면서 61⅓이닝을 책임져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했다. 서서히 팀 내 비중이 커졌다. 그 사이 이민우는 어느덧 20대 후반이 됐다. 절치부심. 누구보다 열심히 올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했고, 예년보다 훨씬 탄탄해진 체격과 강력한 구위로 놀라움을 안겼다. 새로 부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은 그런 그를 눈여겨봤다. 선발 투수 후보로 점찍었고, 이민우도 캠프 연습경기에서 호투하면서 기대에 화답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체 청백전 4경기에서 총 19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90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부동의 에이스 양현종(4경기 14이닝 1.93)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 15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펼친 6이닝 무실점 호투는 코칭스태프가 이민호를 4선발로 낙점하는 계기가 됐다. 한화를 상대로 맞선 이날 연습경기에서도 그랬다. 최고 시속 146㎞의 직구를 절반 넘게 던지면서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고, 슬라이더(최고 시속 139㎞)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간간이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다만 5회까지 공 70개로 잘 막아내고도 6회 들어 갑자기 제구가 흔들린 게 문제였다. 이성열과 김태균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가 되자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격려했지만, 다음 타자 정진호까지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자 결국 투수 교체 사인이 떨어졌다. 5회까지 최고의 피칭을 했기에 더 아쉬운 마무리였다. 양현종이라는 걸출한 왼손 에이스를 보유한 KIA는 오랜 기간 확실한 오른손 선발 투수의 출현을 기다려왔다. 이민우는 올해 그 목마름을 해결할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그 잠재력을 입증했지만, '제구 안정'이라는 숙제 하나도 확인했다. 이민우는 경기 후 "게임 초반 릴리스 포인트가 불안해 제구가 좋지 못했다. 이닝을 거듭하면서 안정을 찾았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낮게 잘 들어가 위기 상황에서 범타를 유도할 수 있었다"며 "사실 컨디션이 너무 좋아 강하게 던지려 했는데, 힘이 너무 들어간 탓에 4사구가 많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제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또 "투구 수가 80개에 가까워지면서 힘이 많이 빠졌는데, 선발을 소화하려면 이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더 준비해 올 시즌 선발 투수로 140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2020.04.24 06:00